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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다이징 두께 설계와 측정 방법: 얼마나 두꺼워야 ‘적당히’ 좋은 걸까

by A-labs 2025. 12. 24.
목차

아노다이징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결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두께입니다. 어떤 사람은 “두꺼울수록 좋은 거 아닌가요?”라고 묻고, 어떤 사람은 “그렇게 두껍게 잡으면 치수 다 벗어납니다”라고 걱정합니다.

 

경질이든 일반이든, 피막 두께는 내식성·내마모성·외관·치수 변화까지 전부 연결된 중요한 변수입니다. 그런데 정작 설계나 발주 단계에서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숫자로 정해두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노다이징 두께를 설계할 때 뭘 기준으로 잡아야 하는지, 그리고 실제로 그 두께를 어떻게 측정·관리하는지 쪽에 초점을 맞춰 보겠습니다.

 

피막 두께가 의미하는 것부터 정확히 짚고 가자

우선 “두께”라는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부터 분명히 해야 합니다.

 

아노다이징 피막은 알루미늄 위에 생기는 산화 알루미늄층입니다. 통상적으로 말하는 피막 두께는 이 산화층의 전체 두께를 말합니다. 얇으면 보통 5마이크로미터 근방, 두껍게는 50마이크로미터를 넘기기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피막은 완전히 밖으로만 자라는 게 아니라, 알루미늄 모재를 일부 파고들면서 안쪽으로도 형성됩니다. 대략 절반 정도는 안쪽으로, 나머지 절반 정도는 바깥쪽으로 자란다고 보지만, 실제 비율은 공정 조건과 합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피막 두께는 단순히 “얼마나 단단해졌나”의 지표를 넘어서, 치수 변화와 수명, 외관까지 함께 건드리는 변수라고 보면 됩니다.

 

용도에 따라 달라지는 두께의 기준선

정답 같은 숫자는 없지만, 현장에서 자주 쓰이는 대략적인 범위는 있습니다. 대략적인 감각은 아래 표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용도/환경 피막 두께 범위 설명
실내용 장식, 기본 보호 5 ~ 10 μm 가전, 인테리어용 등 외관 위주
일반 실외, 내식성 중간 수준 10 ~ 20 μm 옥외 구조물, 프레임, 기본 방청
산업용 부품, 중간 수준 내마모 15 ~ 25 μm 슬라이딩 적은 기계 부품, 지그
경질 아노다이징, 내마모 우선 25 ~ 50 μm 실린더, 피스톤, 고하중 부품
극한 환경, 화학·해양 등 특수 용도 40 μm 이상 강한 부식 환경, 특수 장비

 

이건 어디까지나 “시작점으로 삼기 좋은 범위”에 가깝습니다. 실제 설계에서는 합금 종류, 사용 시간, 하중, 마찰 방식 등을 고려해 조금씩 조정해야 합니다.

그래도 최소한 “실내용 장식인데 40μm를 요구한다”거나, “슬라이딩 실린더인데 5μm면 되겠지” 같은 무리한 숫자는 피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두께를 너무 얇게 잡았을 때와 너무 두껍게 잡았을 때

두께를 정하는 건 항상 타협입니다. 얇으면 당연히 내식성과 내마모성이 떨어지고, 두꺼우면 좋아 보이지만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우선 너무 얇을 때를 보면 이렇습니다. 실내라 하더라도 사용 중에 반복적으로 손이 닿거나 체결·해체가 잦다면 5μm 수준은 금방 닳아버릴 수 있습니다. 특수 환경이 아니라도 경계부, 모서리, 접촉부가 먼저 벗겨져서 미관이 빠르게 무너질 수 있어요. 반대로 너무 두껍게 잡으면 피막이 단단한 대신 깨지기 쉬워집니다.

 

특히 모서리, 구멍 주변처럼 국부적인 응력이 집중되는 부위에서 균열이나 박리가 시작되기 쉽습니다. 치수 공차도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40μm 피막이면 바깥으로만 20μm가 증가한다고 단순 가정해도 직경 10mm 샤프트는 10.04mm가 됩니다.

 

공차가 수십 마이크로미터 단위인 부품에서는 아예 설계가 틀어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두께를 정할 때는 “시험에서 오래 버티는 두께”가 아니라 “치수, 응력, 사용 방식까지 고려한 현실적인 두께”가 필요합니다.

 

설계할 때 최소·최대 두께를 어떻게 적을까

도면이나 사양서에 두께를 적어야 할 때, 현장에서 가장 싫어하는 표현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경질 아노다이징” 네 글자만 적어놓고 숫자를 안 쓰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30μm” 딱 한 숫자만 써놓는 경우입니다.

실제 공정에서는 어느 정도 허용 범위가 있어야 하고, 설비 특성상 완벽한 일점 허용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이런 식으로 기입하는 쪽이 낫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식입니다.

“아노다이징 피막 두께 15~20 μm, 실내용, 내추럴 색상” 또는 “경질 아노다이징, 35~45 μm, 내마모 우선, 봉공 생략”.

 

이렇게 작성하면 두께 자체뿐 아니라 의도도 같이 전달되기 때문에, 처리 업체가 조건을 조정할 여지가 생깁니다.

 

만약 피막 두께 기준이 매우 엄격한 부품이라면, 아예 “아노다이징 후 치수 기준”을 도면에 따로 명시해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피막 두께는 어떻게 측정할까

두께를 설계해 놓았다면 실제로 그 두께가 나왔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측정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만 추려보면 이렇습니다.

  1. 와류(에디 전류)식 두께 측정기 사용
    비파괴 방식으로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입니다. 알루미늄 모재 위 비전도성 피막(산화층)의 두께를 전자기적 방식으로 추정합니다. 장점은 빠르고, 공정 라인에서 샘플링 검사하기 좋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합금 종류, 모재 두께, 기계 보정 상태에 따라 오차가 생길 수 있어 정기적인 교정과 현장 보정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2. 단면 절단 후 현미경 관찰
    샘플을 잘라내어 레진에 마운팅하고 연마한 뒤, 현미경으로 실제 피막 두께를 보고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 기준 샘플을 만들 때 자주 쓰입니다. 대신 파괴 시험이라 전량 검사에는 쓸 수 없고, 준비 시간이 필요합니다.
  3. 중량법(질량 변화로 계산)
    아노다이징된 시편의 무게를 잰 후 피막을 화학적으로 제거하고 다시 무게를 재어 그 차이로 피막량을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정확하지만, 공정이 번거롭고 관리가 귀찮기 때문에 일상적인 검사보다는 연구·검증 용도에 가깝습니다.

실제 양산 현장에서는 와류식 측정기를 기준으로 쓰고, 필요할 때만 단면 절단으로 크로스체크를 하는 조합이 많습니다.

 

두께 관리를 실패했을 때 나타나는 신호들

피막 두께가 목표 범위에서 벗어나면 여러 방식으로 티가 납니다.

 

너무 얇다면 염수 분무 시험에서 예상보다 빨리 부식이 나타나거나, 볼트 체결·해체 후 가장자리가 금방 벗겨지는 식으로 증상이 나타납니다. 반대로 너무 두꺼우면 나사 조립 시 끼임, 눌린 자국, 박리, 경계부 깨짐 같은 문제가 눈에 띕니다.

 

색도 영향을 받습니다. 같은 염료, 같은 조건인데도 두께가 차이 나면 밝기 자체가 달라져서, 부품끼리 나란히 놓였을 때 미묘한 색 차이가 거슬리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징후들이 반복되면 공정 조건만 보지 말고 “실제 피막 두께 분포가 어떤지”를 먼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숫자만 보지 말고, 환경과 역할을 같이 봐야 한다

두께 설계에서 가장 쉽게 하는 실수가 숫자를 고정 답처럼 다루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노다이징은 20μm가 기본” 같은 식으로 말이죠.

 

정작 중요한 건 그 부품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디에서 얼마나 오래 버텨야 하는지입니다. 실내용 장식 부품이라면 얇아도 괜찮을 수 있고, 반대로 값싼 구조물이라도 바닷바람을 맞는 위치라면 두께를 공격적으로 올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노다이징 두께를 정할 때는 최소한 이 정도 질문은 던져보고 시작하면 좋습니다.

 

이 부품은 실내인가, 실외인가. 손이 자주 닿는 위치인가. 다른 부품과 마찰을 일으키는가. 치수 공차는 얼마나 빡빡한가. 교체 주기를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숫자를 맞추면,

 

“두껍게 주세요” 한 마디만 던지는 설계보다 훨씬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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