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인데 품목은 많고, 색은 제각각이고, 개발 일정은 촉박한 다품종 소량 아노다이징 프로젝트를 한 번이라도 굴려 본 사람은 알 겁니다. 샘플은 그럴듯했는데 3차, 4차 발주로 갈수록 색이 조금씩 달라지고, 조건을 기억하는 사람도 점점 줄어들죠.
이 글은 이론보다 “현장에서 진짜로 버티는 방법”에 가깝게, 다품종 소량 아노다이징을 덜 고생하면서 운영하는 프레임을 정리해 보려는 시도입니다.
다품종 소량 아노다이징이 유난히 까다롭게 느껴지는 이유
양산은 한 번 조건이 잡히면 같은 품목을 반복하기 때문에, 공정이 어느 순간부터 “자동으로 굴러가는 느낌”이 납니다. 반대로 다품종 소량은 매번 조건을 새로 짜야 합니다. 합금도 다르고 두께 요구도 다르고 색도 다릅니다. 여기에 보통 이런 특징이 겹쳐 있습니다.
첫째, 제품마다 전처리와 색에 대한 요구가 다릅니다. 한쪽은 브러싱 후 진한 그레이, 다른 쪽은 샌드블라스트에 내추럴, 또 다른 것은 얇은 피막에 파스텔 톤을 요구합니다.
둘째, 로트당 수량이 적어서 공정 최적화에 쓸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한 색을 한 달에 딱 두 번만 돌린다면, 조건을 감으로 기억하고 있던 작업자가 교대만 바뀌어도 결과가 바뀔 수 있습니다.
셋째, 개발 일정이 짧을수록 “일단 되게만 해 보자”는 결정이 많아지고, 나중에 그 조건을 누구도 정확히 재현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결국 이 영역은 설비 좋은 곳보다 “정보를 어떻게 적재하고 꺼내 쓰느냐”에서 승부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색상과 조건을 분리해서 관리하면 머리가 덜 복잡해진다
다품종 소량 아노다이징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실수는 색상 이름과 공정 조건을 한 덩어리로 기억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A 고객 레드”, “B 프로젝트 그레이” 같은 식으로만 부르는 경우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A 레드가 어떤 합금, 어떤 피막 두께, 어떤 전처리 위에서 나왔는지 아무도 기억을 못 합니다.
실무에서는 색상과 공정 조건을 분리해서 관리하는 편이 훨씬 안정적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다.
- 색상 코드: 고객별, 프로젝트별 레드·그레이·블랙에 고유 번호를 부여
- 베이스 조건 세트: 합금·전처리·피막 두께·봉공 조건으로 묶인 “레시피”를 별도 관리
- 색상 코드와 조건 세트를 링크: A-RED-01은 레시피 R-12 위에서만 운전, 같은 고객 다른 제품도 가능하면 같은 레시피를 공유
이렇게 해 두면 새로운 부품이 들어와도 “기존에 쓰던 R-12 레시피 위에 올라가는 레드냐, 아니면 완전 새로 짜야 하는 레드냐”를 빠르게 나눌 수 있습니다.
도장 라인에서 색상 번호와 베이스 코팅 시스템을 분리해 관리하는 것과 비슷한 사고방식입니다.
로트·지그·걸이 방식까지 한 세트로 보는 습관
색 편차와 두께 편차를 줄이고 싶다면 탱크 조건만 보지 말고, 로트 구성과 걸이 방식을 같이 봐야 합니다. 같은 색, 같은 두께를 요구하는 부품이라도 실제로는 이렇게 섞여 들어오기 쉽습니다.
- 두께가 다른 판재와 두꺼운 하우징이 한 로트
- 표면적이 많이 다른 부품을 같은 랙에 혼합
- 길이·형상이 제각각이라 매번 걸이 위치가 바뀌는 케이스
다품종 소량에서는 “부품당 전용 지그”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인 절충안이 필요합니다. 실무에서는 보통 이런 기준을 정해 둡니다.
- 같은 로트 안에서는 합금과 목표 피막 두께를 최대한 통일
- 전류 분포에 민감한 형상은 가능하면 한 랙에만 몰아서 처리
- 색상 기준이 까다로운 부품은 별도 랙으로 분리해 재현성을 확보
한 번이라도 색이 크게 틀어진 경험이 있는 업체는, 뒤늦게라도 “부품 종류별 걸이 사진 파일”을 만들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 몇 장만 있어도 다음 번 같은 작업이 들어왔을 때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작업 지시서에 꼭 들어가야 하는 항목 정리
다품종 소량 아노다이징에서 작업 지시서를 조금만 정교하게 짜 두면, 담당자가 바뀌어도 품질이 갑자기 무너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지시서에 “색상: 레드, 피막: 경질” 정도만 적혀 있으면 모든 것이 현장 감에 의존하게 됩니다.
실제로 넣어 두면 효과를 보는 항목을 표로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 항목 | 예시 기입 방식 | 비고 |
| 재질·합금 | Al 6061-T6, 또는 Al 7075-T6 등 명시 | 합금별 색·두께 반응 다름 |
| 전처리 방식 | 브러싱 Ra0.4~0.8, 샌드블라스트, 화학 에칭 등 | 질감과 색의 베이스 |
| 피막 타입·두께 | 일반 아노다이징 10~15μm, 또는 경질 30~40μm | 치수·내구성과 직결 |
| 색상 코드 | A-RED-01, B-GRAY-02처럼 내부 코드로 관리 | 고객 이름 대신 코드 사용 |
| 봉공 조건 | 열수 봉공, 니켈 프리 봉공, 봉공 생략 등 | 내식성·마킹성과 연관 |
| 치수 기준 | 아노다이징 후 치수 기준, 끼워 맞춤 부위 마스킹 | 조립 트러블 예방 |
| 로트 구성 규칙 | 합금·색·두께별 최소 로트 수량, 혼합 금지 조건 | 일정·단가와 연결 |
이 정도 틀만 있어도, 신규 오더가 들어왔을 때 “지시서 틀에 맞춰 정보를 채운다”는 느낌으로 문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귀찮지만, 10개, 20개 프로젝트가 누적되면 이게 그대로 회사의 아노다이징 데이터베이스가 됩니다.
소량 개발 프로젝트에서 현실적인 타협선 잡는 법
개발 초기에는 욕심이 많아집니다. 색은 시판 제품보다 더 예뻤으면 좋겠고, 내스크래치는 최대, 비용은 최소였으면 좋겠습니다.
다품종 소량 아노다이징에서는 특히 “어디까지 포기할 건지”를 먼저 정해 놓는 게 현실적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자주 쓰는 타협선은 대략 이런 식입니다.
- 시제품 1차: 색과 질감 방향을 잡는 데 집중, 피막 두께·내식성은 기본 수준으로만 확인
- 시제품 2차: 선택된 색·질감에 대해 피막 두께와 치수 기준을 확정
- 파일럿 로트: 실제 양산 수량에 가까운 수량으로 색 편차·두께 편차를 검증
이 흐름을 설계·마케팅·생산이 미리 합의해 두면, “시제품은 예쁜데 양산은 다르다” 같은 이야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모든 걸 한 번에 잡으려 하면 어느 지점에서든 반드시 삐끗합니다.
초기에 “이번 1차는 색 방향만 본다, 내구성 평가는 2차에서”처럼 내부 목표를 명확히 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주자와 업체가 같이 정리해 두면 좋은 체크리스트
글을 마무리하면서, 다품종 소량 아노다이징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발주자와 업체가 함께 확인해 보면 좋은 질문을 모아 보겠습니다.
- 이 프로젝트에서 제일 중요한 건 색인가, 내구성인가, 일정인가
- 같은 색을 앞으로 몇 번이나 반복 생산할 가능성이 있는가
- 기준이 되는 샘플 색상과 질감은 있는가, 없다면 어디까지를 참고로 볼 건가
- 합금·전처리·피막 두께를 기존 레시피에 맞출 수 있는가, 완전히 새 레시피가 필요한가
- 색 편차를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 것인가, 허용 범위를 실제 부품으로 확인했는가
- 치수·마스킹 이슈가 있는 민감 부품은 어느 것인지, 별도 관리가 필요한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문서로 남겨두면, 담당자가 바뀌거나 1년 뒤 재주문이 들어와도 “그때 그 느낌”을 복구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다품종 소량 아노다이징은 결국 기억력 싸움이 아니라 기록 싸움에 가깝습니다. 공정 조건을 얼마나 잘 쌓아 두고, 다음 프로젝트에서 얼마나 잘 다시 꺼내 쓰느냐가 회사 실력으로 드러나는 영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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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다이징을 좀 다뤄본 사람이라도 업종이 바뀌면 감이 살짝씩 틀어집니다. 노트북 하우징을 하다가 산악자전거 파츠를 보면 기준이 달라야 하고, 건축 외장재를 하다가 식품 설비 부품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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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다이징 업체 잘 고르는 법: 발주자가 실제로 확인해야 할 7가지 포인트
견적 몇 군데 받아보다 보면 다 비슷비슷해 보입니다. 설비 사진도 다 그럴듯하고, “경질 가능”, “색 다양”, “품질 자신” 같은 말도 어디나 붙어 있죠. 그런데 막상 맡겨 보면 납기는 들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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