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속 3D 프린팅(특히 알루미늄 계열)을 쓰는 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이거 기존 가공품처럼 아노다이징하면 되죠?”라는 질문이 자주 나옵니다. 막상 해보면 색이 탁하게 나오거나, 표면이 사포처럼 거칠고, 내부 기공 때문에 패임이나 핀홀 같은 게 갑자기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일한 합금이라고 표기돼 있어도 3D 프린팅으로 만든 부품과 압출·단조·절삭 부품은 표면 구조부터 다르기 때문에 아노다이징 관점에서 접근을 바꿔야 합니다.
이번 글은 “3D 프린팅 부품에 아노다이징을 적용할 수 있느냐”를 이론이 아니라 실무 감각으로 정리해 보는 내용입니다.
금속 3D 프린팅과 기존 압출재, 아노다이징 입장에서 보면 가장 다른 점
겉으로는 똑같이 AlSi10Mg, AlSi7Mg 같은 합금 이름을 쓰더라도, 3D 프린팅으로 만든 알루미늄은 내부 조직과 표면 상태가 완전히 다릅니다.
가장 크게 체감되는 차이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표면 거칠기가 기본적으로 상당히 거칩니다. 파우더 베드 융합 방식이라면 입자 크기와 레이저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작은 구멍, 언덕, 요철이 촘촘히 박혀 있습니다.
둘째, 내부 기공과 미세 결함 분포가 다릅니다. 조건이 조금만 삐끗해도 미세 기공이 층 사이 경계에 남고, 후가공을 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합금의 미세 조직과 석출 상태가 주조·압출과 다릅니다. 이것도 아노다이징 색감과 균일도에 영향을 줍니다.
아노다이징은 원래 표면 상태를 그대로 “증폭해서 보여주는 공정”이라 3D 프린팅 특유의 요철과 기공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됩니다. “기존 공정이랑 똑같은 외관”을 기대하면 거의 항상 실망 쪽에 가깝게 느껴질 겁니다.
3D 프린팅 표면에서 아노다이징이 만나는 문제들
실제 라인에 올리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표면 품질입니다.
- 거친 표면과 탁한 색
파우더 흔적이 남은 상태에서 바로 아노다이징을 하면 산화 피막이 요철에 따라 들쭉날쭉하게 형성됩니다. 빛이 고르게 반사되지 못하고 흩어지기 때문에 색이 맑게 나오지 않고 뿌연 느낌이 강해집니다. 샌드블라스트 무광과는 또 다른, 조금 지저분한 무광에 가까운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핀홀과 기포 자국
프린팅 과정에서 생긴 미세 기공, 분말 잔류, 미세한 용융 불량 자국은 전처리와 아노다이징을 거치면서 핀홀처럼 드러나기 쉽습니다. 에칭 단계에서 이 부분이 더 파이면서 구멍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고, 수세 과정에서 기포가 갇혀 얼룩이나 국부적인 색 차이를 만들기도 합니다. - 치수와 형상 허용도의 애매함
3D 프린팅 부품은 처음부터 형상 공차가 빡빡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그 위에 아노다이징 피막 두께까지 더해지면 끼워 맞춤 부위에서 “이게 설계대로인지, 공정 편차인지” 판단이 어려운 애매한 영역이 생깁니다.
요약하면, “아노다이징이 새로운 문제를 만든다기보다 원래 있던 3D 프린팅의 표면·내부 결함을 눈에 잘 보이게 만드는 쪽에 가깝다”는 겁니다.
아노다이징을 전제로 한다면 3D 프린팅 설계부터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부품을 먼저 3D 프린팅으로 뽑아 놓고 나중에 “겉에 아노다이징이나 씌우자”는 식으로 접근하면, 대부분 결과가 어정쩡합니다. 처음부터 “아노다이징까지 포함된 프로세스”로 설계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실무에서 체크하는 포인트를 몇 가지로 나눠 보면 이렇습니다.
- 3D 프린팅 후에 어느 정도 기계가공과 연마를 할 것인지 설계 단계에서 정해 두기
- 외관이 중요한 면과 단지 구조 역할만 하는 면을 구분해서 후가공 여부를 달리 지정하기
- 내부 채널, 캐비티, 복잡한 격자 구조처럼 전해액과 수세수가 빠지기 어려운 형상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아노다이징 대상에서 제외하는 설계를 하는 것
특히 외부에 노출되는 면, 사용자가 손으로 보는 면은 3D 프린팅 후에 최소한 절삭·연마·샌드블라스트 등으로 한 번 표면을 정리하고 아노다이징을 태우는 쪽이 현실적인 타협입니다.
후가공 전략에 따라 가능한 외관 수준이 달라진다
3D 프린팅 부품을 어디까지 후가공할지에 따라 아노다이징 결과도 전혀 다르게 나옵니다. 현실적인 선택지를 정리하면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 후가공 수준 | 예상 외관 수준 | 적용 예시 |
| 후가공 거의 없음 | 매우 거친 무광, 파우더·레이저 자국 노출 | 내부 지그, 프로토타입 기능 검증용 |
| 샌드블라스트만 실시 | 균일한 무광, 거친 질감이 남지만 통일감은 있음 | 산업용 부품, 손잡이, 러프한 디자인 |
| 부분 절삭 + 샌드블라스트 | 중요한 면만 상대적으로 매끈, 나머지는 조면 | 하우징 외관부 + 내부 구조 부품 |
| 전면 절삭·연마 후 처리 | 기존 가공품에 가까운 외관 가능, 비용 상승 | 고급 외장 부품, 디자인 모델 |
문제는 건건이 다르게 선택하면 공정 복잡도가 급격히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회사 차원에서는 “3D 프린팅 부품은 기본적으로 샌드블라스트 수준까지, 외관급은 추가 절삭 옵션”처럼 몇 가지 레벨을 미리 정해 두고, 설계자가 레벨만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도 자주 씁니다.
내부 기공 문제는 아노다이징으로는 가릴 수 없다
종종 “아노다이징을 두껍게 키우면 기공이 좀 메워지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건 거의 기대를 버리는 편이 좋습니다.
- 3D 프린팅 중 생긴 내부 기공은 구조적으로 이미 자리 잡은 결함이고,
- 아노다이징 피막은 표면에서 수십 마이크로미터 정도만 성장합니다.
즉 마이크로 단위의 표면 스크래치는 어느 정도 감춰질 수 있어도, 레이저 패스 사이의 용융 불량, 내부 기포, 레이어 경계 기공 같은 건 그대로 남습니다. 오히려 전처리 에칭에서 그 부분이 더 파이면서 “핀홀” 형태로 확실히 드러나기도 합니다.
내부 기공을 줄이려면 프린팅 조건 최적화, HIP(열등압 성형) 같은 별도의 후처리, 설계 단계에서 응력·기공이 모이기 쉬운 형상 피하기 같은 접근이 필요하고, 아노다이징은 그 위에 올라가는 보호층 정도로 보는 게 맞습니다.
3D 프린팅 아노다이징에서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준
여기까지 보면 “그럼 3D 프린팅 부품에는 아노다이징을 안 하는 게 낫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꼭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내려 잡아야 합니다.
실무 감각으로 정리하면 보통 이렇게 봅니다.
- 프로토타입·파일럿 단계
내식성과 기본 보호, 손에 닿는 느낌을 개선하는 정도의 목적이라면 샌드블라스트 + 내추럴 아노다이징 조합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디자인 모델이라면 추가 연마를 더해 외관 수준을 올릴 수 있습니다. - 양산 단계
외관급 부품을 3D 프린팅 + 아노다이징으로 가져갈지, 핵심 구조만 3D 프린팅으로 하고 외관은 가공품이나 다른 재질로 분리할지부터 다시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내부 채널 구조, 경량화를 위해 3D 프린팅을 쓰되, 사람이 보는 껍데기는 다른 방식으로 만드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여기서 나옵니다.
중요한 건 “3D 프린팅 부품을 아노다이징하면 이 정도까지는 안정적으로 나온다”는 기준 샘플을 회사 내부에 쌓아 두는 일입니다.
한 번이라도 실제로 뽑아 보고, 조건과 결과를 데이터로 남겨두면 다음 프로젝트에서 설계 단계 의사결정이 훨씬 빨라집니다.
설계자와 공정 담당자가 같이 짚어야 할 체크 포인트
글을 마무리하면서, 3D 프린팅 부품에 아노다이징을 올리기로 마음먹었을 때 설계자와 공정 쪽이 함께 확인하면 좋은 질문을 모아 보면 이렇습니다.
- 이 부품의 진짜 목적이 외관인지, 기능인지, 경량화인지
- 최종 사용자가 직접 보는 면과 그렇지 않은 면을 설계에서 분리해 두었는지
- 프린팅 후 기계가공·연마 예산을 어느 정도까지 잡을 수 있는지
- 내부 채널, 격자 구조, 깊은 포켓처럼 전해액·수세수가 빠지기 어려운 형상이 있는지
- 아노다이징 두께와 색상 목표를 기존 가공품과 동일하게 가져가야 하는지, 어느 정도 차이는 허용할 수 있는지
금속 3D 프린팅과 아노다이징의 궁합은 “된다, 안 된다”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를 목표로 할지”를 먼저 정해야 하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이 선을 설계 단계에서 명확히 그어 두면, 이후 공정 조건과 비용, 품질에 대한 기대치를 훨씬 현실적으로 맞춰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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